'Pax Technica'시대, 과학기술의 변화와 전망

이우일(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명예교수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우리나라는 1964년에 처음으로 국민소득 100불이 넘었고 지금은 35,000불입니다.
어떻게 이런 급성장이 가능했을까요? 경제개발 계획, 중간진입전략, 대기업 중심 선택과 집중, 저렴한 노동력, 근면, 속도 이런 것들이 어우러지고 '우리도 잘 살아보자'라고 외치며 이렇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요약하면 Fast follower전략입니다.
선진국에서 만든 것은 무조건 따라 해서 값싸게 빨리 만들어서 빨리 갖다 팔려고 하다 보니 획일적 평균주의가 아주 적합했고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들 몇 명만 뽑아서 일을 시켜도 충분했으며 또 5.16 군사혁명 이후에 군대 문화와도 맞았습니다.
과학 기술과 함께 나아가야 할 길
2020년에 반도체 메모리 1위, 선박 1위, 자동차까지 거의 공동 1위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 중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인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은 급속하게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보통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고 하면 큰 폭풍이 한꺼번에 여러 가지가 닥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퍼펙트 스톰이 적어도 열 가지입니다.
국내에는 성장 동력 상실, 인구감소, 양극화, 지방소멸, 세대갈등 등이 있고 국외로는 기후변화, 에너지, 탄소중립, 미중갈등, 북핵위협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지식산업 혁명의 시대에 막 접어들었습니다.
여태까지 우리가 겪었던 산업혁명보다 급속도로 격차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잘하는 나라와 못하는 나라의 격차는 훨씬 더 커지겠죠.
까딱 잘못하면 많은 격차로 다시 그저 그런, 잘 못 사는 나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주력해야 될 것은 창의와 도전입니다.
저는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주위 여건이 마침 우리에게 알맞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초대형 AI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산업에 적용 할 수 있는 AI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 인구 정도는 충분히 잘 먹고살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굉장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창업에서 제대로 되는 기업까지 가는 과정을 스케일 업(Scale-up)이라고 얘기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디딤돌을 놔주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너무 많은 규제로 스케일 업을 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멍석을 깔아줘야 젊은 친구들이 뛰어들어 창업을 하고 그중에 대박이 나고 그 일이 우리를 먹여 살리고 선순환이 될 텐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인구 절벽인 지금은 한 명이라도 다 제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담임선생님이 학생에 대해 파악한 데이터들이 쭉 이어져서 그 아이가 잘하는 길로 보내야 하며 빠르게 변하는 추세에 맞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12대 국가 전략 기술 육성 방안을 만들어 추진 중에 있습니다.
좋은 내용이지만 문제는 운영 방식입니다. 개발비, 예산 기간, 보고서등이 거의 1년 단위로 정해진틀 안에서 반복됩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연구 주제의 방향이 바뀔 수 있잖아요. 하지만 바꿀 수가 없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공무원은 1, 2년 단위로 순환 보직 형태를 갖습니다.
적응하고 그 분야에 대해 깊이 알 때쯤이 되면 그 자리를 떠나게 돼있어요.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위한 유연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근사록(近思錄)에 나오는 글귀를 공유 하고자 합니다. 君子之學必日新日新者日進也 不日新者必日 退未有不進而不退者. '매일 새로워지지 않으면 반드시 퇴화하니 날로 새롭다는 것은 날로 나아가는 것이다.' 라는 뜻으로 천년 전에 나온 얘기인데요.
지금도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도 날마다 새로워져야 하는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리_장건혁 (69회·ASML Korea(프로))
'Pax Technica'시대, 과학기술의 변화와 전망
이우일(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명예교수 ·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우리나라는 1964년에 처음으로 국민소득 100불이 넘었고 지금은 35,000불입니다.
어떻게 이런 급성장이 가능했을까요? 경제개발 계획, 중간진입전략, 대기업 중심 선택과 집중, 저렴한 노동력, 근면, 속도 이런 것들이 어우러지고 '우리도 잘 살아보자'라고 외치며 이렇게 된 것입니다.
이것을 요약하면 Fast follower전략입니다.
선진국에서 만든 것은 무조건 따라 해서 값싸게 빨리 만들어서 빨리 갖다 팔려고 하다 보니 획일적 평균주의가 아주 적합했고 당시 우리나라 인구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들 몇 명만 뽑아서 일을 시켜도 충분했으며 또 5.16 군사혁명 이후에 군대 문화와도 맞았습니다.
과학 기술과 함께 나아가야 할 길
2020년에 반도체 메모리 1위, 선박 1위, 자동차까지 거의 공동 1위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 중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인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은 급속하게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보통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고 하면 큰 폭풍이 한꺼번에 여러 가지가 닥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퍼펙트 스톰이 적어도 열 가지입니다.
국내에는 성장 동력 상실, 인구감소, 양극화, 지방소멸, 세대갈등 등이 있고 국외로는 기후변화, 에너지, 탄소중립, 미중갈등, 북핵위협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지식산업 혁명의 시대에 막 접어들었습니다.
여태까지 우리가 겪었던 산업혁명보다 급속도로 격차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잘하는 나라와 못하는 나라의 격차는 훨씬 더 커지겠죠.
까딱 잘못하면 많은 격차로 다시 그저 그런, 잘 못 사는 나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가 주력해야 될 것은 창의와 도전입니다.
저는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주위 여건이 마침 우리에게 알맞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초대형 AI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산업에 적용 할 수 있는 AI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 인구 정도는 충분히 잘 먹고살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굉장히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창업에서 제대로 되는 기업까지 가는 과정을 스케일 업(Scale-up)이라고 얘기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디딤돌을 놔주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너무 많은 규제로 스케일 업을 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멍석을 깔아줘야 젊은 친구들이 뛰어들어 창업을 하고 그중에 대박이 나고 그 일이 우리를 먹여 살리고 선순환이 될 텐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인구 절벽인 지금은 한 명이라도 다 제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담임선생님이 학생에 대해 파악한 데이터들이 쭉 이어져서 그 아이가 잘하는 길로 보내야 하며 빠르게 변하는 추세에 맞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12대 국가 전략 기술 육성 방안을 만들어 추진 중에 있습니다.
좋은 내용이지만 문제는 운영 방식입니다. 개발비, 예산 기간, 보고서등이 거의 1년 단위로 정해진틀 안에서 반복됩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연구 주제의 방향이 바뀔 수 있잖아요. 하지만 바꿀 수가 없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공무원은 1, 2년 단위로 순환 보직 형태를 갖습니다.
적응하고 그 분야에 대해 깊이 알 때쯤이 되면 그 자리를 떠나게 돼있어요.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위한 유연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근사록(近思錄)에 나오는 글귀를 공유 하고자 합니다. 君子之學必日新日新者日進也 不日新者必日 退未有不進而不退者. '매일 새로워지지 않으면 반드시 퇴화하니 날로 새롭다는 것은 날로 나아가는 것이다.' 라는 뜻으로 천년 전에 나온 얘기인데요.
지금도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도 날마다 새로워져야 하는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리_장건혁 (69회·ASML Korea(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