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세상을 향한 어느 에너지 전문가의 외침

사무국
202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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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향한 어느 에너지 전문가의 외침

권태한 (28회 · 광운대 경제학 명예교수)

에너지의 미래를 다룬 책이 2년 연속 출간됐다. 『2050 에너지 제국의 미래』와 『탄소와 에너지』다. 

두 권의 책을 접하고서 놀라움을 넘어 궁금함이생겼다. 모두 동일한 저자의 연속된 작품이기 때문이다(전자는 최지웅 공저).

책을 써 본 사람은 알지만 전문 서적을, 쓰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출산의 고통'에 버금가는 그런 대가(代價)를 감내해 가면서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놀라웠고, 두 해에 걸쳐 동일한 주제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저자 양수영(28회)은 우리나라 최고의 에너지 전문가다. 

박사학위를 소지한 학자이며, 현장 경험을 두루 거친 최고위직 관리자 출신이다. 그가 책을 쓴 동기가 무엇일까? 성인 독서율이 OECD 최하위인 국가에서, 얼핏 봐서 재미가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 한것은 아닐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에너지와 관련된 기사나 동정이 하루에도 수 없이 언급되고 있다. 

세상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은 밥자리나 술자리에서도 에너지에 관한 얘기를 쏟아낸다. 

때로는 정치권이나 시민단체가 가세하기도 한다. 그 속에서 석탄, 석유, 전기, 원자력, 태양열, 탄소, 온실 가스, 기후 위기, ESG, 대체에너지, 신재생에너지, 넷제로, 탄소배출권과 같은 용어가 춤을 춘다. 그런데 이들이 쏟아내는 말과 글들이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일까? 

우리의 현실이나 세계적 움직임을 정확하게 알고서 하는 것일까?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내용이나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여지없이 깨지는 순간을 여러 차례 만났다. 에너지 문제에 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확인하는 아픔도 느꼈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기쁨도 수없이 만났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모든 경제활동이 그렇듯 에너지 분야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움직인다.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있을 때 공급이 원활하게 뒷받침되어야, 그리고 공급이 있을 때 수요가 충분히 따라 주어야 에너지 생산과 소비활동이 안정적일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생산 과정에서 분출되는 에너지 수요를 공급이 차질 없이 뒷받침되었기때문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않는 나라에서 나타난 기적같은 현상이다. 

지금은 그런 기적의 지속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과(過) 사용의 후유증이 인류의 생존을 위 협하고 있고, 에너지 공급 원천 자체가 시한부 생명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에너지 사용의 감축을 요구하고 있고, 후자는 대체에너지 생산의 확대를 시급한 과제로 던지고 있다. 어느 하나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다. 

미래 사회는 석유 없이도 생존이 가능할까? 국제사회는 약속한 대로 석유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까? 채굴 가능한 석유 매장량은 언제쯤 고갈될까? 우리나라에서 원전 없이 필요 전력량을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을까? 원전 확대에 문제점은 없을까? 대체에너지 개발 노력은 무시해도 될까? 

세상은 휴대폰, 컴퓨터, 로봇, AI와 같은 IT가 지배해 가고 있는데, 전기 없는 IT 사회가 가능할까? 이 모두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요약된다. 

저자 양수영(28회)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과학적 논리와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국제사회의 움직임과 우리나라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기후 위기 속 에너지에 대한 인식 전환' 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책들은 마치 에너지 문제에 관한 어느 한 전가가 세상을 향해 던지는 외침을 담고 있는 듯하다. 기업에서, 가정에서, 정치권에서, 시민사회에서 나아가 우리 정부가 이 전문가의 목소리에 귀를 좀 기울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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