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소식17회 동기회 – ‘목요포럼’ 1,600회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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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동기회(회장 김성수)의 친목 오찬 모임인 ‘목요포럼’이 지난 4월 2일로 1,600회를 맞았다. 10여 명의 고교 동창들이 35년 동안 변하지 않고 매주 목요일 만나서 점심 식사를 함께 해오고 있다는 것은 아마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기록이다.

17회 동기회는 모교가 있는 부산서도 감히 실행하지 못하는 월간 소식지 <파도소리>를 꼭 30년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고 360호를 발행했는데, 이 또한 국내외 어디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목요포럼은 정우조 동기가 1992년 강남구 대치동의 직장 근처에 근무하던 송유건, 신영호, 신정옥 등과 매주 2~3차례 회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암묵적인 모임으로 출범했다. 차츰 저변을 확대하여 이윤재, 박재호, 서용호, 장호천 등 7~8명의 벗들이 동참하게 되었고, 식당을 옮겨가며 부정기적으로 오찬 모임을 가졌다.

그러던 중 1997년 미식가 현송철이 합류하면서 전라도풍의 음식점 ‘삼해’를 단골집으로 정하고 매주 목요일 정기모임을 시작했다. 얼마 후 IMF로 삼해가 문을 닫자 비슷한 류의 ‘남해안’ 식당으로 옮겨 10여 년 동안 정을 들였으나 이곳도 폐업함으로써 새롭게 찾은 곳이 ‘진지상’이었다. 이곳과도 8년 동안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으나 주인 아주머니가 전라도 순창으로 이사 가는 바람에 우리는 한동안 방황하면서 식당을 탐색하다가 10년 전인 2016년 현재의 교대역 1번 출구에 있는 ‘임금님 밥상’에 안착했다. 교대역 근방에는 식당 종류가 다양하기에 그날의 호스트에 따라 가끔씩 색다른 식당으로 외도를 하기도 한다. 식사와 커피값은 가나다순으로 돌아가면서 부담한다.

모임의 명칭이 목요포럼(줄여서 ‘목포’라고 하는데, 진수성찬이 끝나면 2차는 커피, 3차 맥주까지 곁들이므로 ‘목요포식’이라는 별명도 있음)인 것만 봐도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모임이 시작될 무렵 모두 40대 중반의 전문성을 갖춘 직장인이었기 때문에 초창기 로타리클럽처럼 각 분야의 정보를 교환하며 상부상조하는 분위기였으나 80을 넘긴 요즘은 건강이 화제의 대종을 이룬다. 호스트는 가끔씩 화제가 되는 친구나 선후배 동문을 초빙하여 고견을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국회의원 최병국(14회), 국회의장 정의화(20회), 국민경제자문회의부의장 김성식(30회) 등 여러 동문이 우리와 식사 자리를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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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다 보니 목요포럼의 고정 멤버들은 동기회장을 역임한 이들이라 동기회 활동과 진로에 관한 중요한 논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작고한 이윤재 동기가 2008년 재경동창회장으로 선임되었을 때 부산고등학교발전위원회 출범과 발전기금 모금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것도 목요포럼 오찬 모임에서였다. 등산을 비롯한 청조 동문의 각종 활동에 17회가 유난히 적극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어 부러움을 사는 것도 목요포럼에 힘입은 바 크다.

중국의 대표적인 문명비펑가 임어당은 수필집 『생활의 발견』에서 “차는 싫어하는 사람과 마실 수 있지만 밥은 좋아하는 사람끼리 먹는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밥을 같이 먹는 식구이다. 17회 동기들은 무더위와 혹한도 마다않고 매주 목요일 이처럼 가까운 ‘식구’로 살아왔지만 코로나19의 피크 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정부의 방역 정책에 순응해야 했다.

목요포럼 회원들은 자랑스런 1,600회 만남을 기념하여 타월과 핸드폰 지갑을 제작하여 우리의 단골업소에도 나눠주었으며 기념 문안이 새겨진 기념 타월은 모교의 청조역사관에도 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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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80이 넘으면 “고기가 있어도 이가 없고, 시간은 있어도 약속이 없고, 자식은 있어도 곁에 없고, 추억은 있어도 기억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매주 기다려지는 약속이 있고, 식사를 맛있게 하고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고 덕담을 나누며 건강을 확인하는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목요포럼이 2,000회로 기록을 경신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현재 참석 회원은 권경석, 김동주, 김동현, 김성수, 김영훈, 김정복, 박재호, 신정옥, 이성호, 이인재, 장순근, 정우조, 현송철이며 건강 문제로 쉬고 있는 회원은 김홍규, 신영호, 이순영 등이다.

 

글_김동현(17회 · 『청조인』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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