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소식29회 동기회 - 설 연휴에 앞서 새해 첫 정기모임

29회 동기회(회장 황성주)가 2025년 첫 재경 동기회 모임을 가졌다.

재경동기회는 짝수 달(작년부터 둘째 화요일)에 개최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2월에는 설이 오거나 재경동창회 정기총회와 시일이 가까운 때가 많아서 지금껏 제대로 개최되질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정기총회와 설이 모두 1월에 열려서 2월에 동기회가 순조롭게 개최될 수 있었다. 

설 연휴를 앞둔 25일에 모임 예약을 위해서 영덕집에 전화를 하니 연결이 안 된다. 어? 벌써 휴가를 갔나? 하고 설 연휴 동안 틈틈이 전화를 하였지만 계속 연결이 안됐다. 하는 수 없이 사장과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인준이에게 사장 휴대폰 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니 고맙게시리 자기가 그냥 연락해서 대신 예약을 해줬다. 

동기회 날 뭔 일이 많아 생겨 서울을 세 번이나 들락거린 후에 영덕집으로 가니 아직 모임시간이 5분이나 남았는데 20명이나 와서 벌써 시작을 하고 있었다. 상선이가 평소와 달리 가장 늦게 와서 24명이 동기회를 채웠다.
방으로 자리를 잡아서 그런지 자리를 오가며 술잔을 돌리기보다는 각자 앉은 자리에서 술기운에 높아진 목소리와 함께 옆의 친구들과 술잔을 부딪쳤다.

공식행사는 음식을 거의 다 먹은 후 8시쯤 진행되었다. 올해부터 29회 동기회장을 맡은 황성주가 부산고의 상징인 청조(靑潮)라는 말을 들으면 항상 가슴이 뛴다고 하면서 푸른 바닷물처럼 앞으로 즐거운 모임을 많이 갖자고 하면서 2차를 쏘겠다고 모두들 가자고 말했다.
와! 오늘은 완전 연대 판이다! 재철이가 약국을 넘기면서 백수가 된 신분을 유머스럽게 표현한 노는 약사라는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데 이에 질세라 인준이가 자기는 퇴직 후 '노는 이빨'로 명함을 파서 다니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성주의 2차 쏘기보다 더 큰 것을 인준이가 쏘아 올린다. 오늘 식대를 전액 부담하겠다고 하면서 벌써 계산을 하고 왔다고 한다. "뭐꼬? 야를 술을 와 이리 마이 먹였노?",  "인준아 앞으로 술 좀 많이 먹고 기마이 자주 좀 써라! 알았제?" 근데 인준이는 정말 진심으로 "이빨 많이 뽑아 열심히 벌어서 동기회에 이바지 하겠다"고 한다.
연대 약대 교수와 연대 치대 출신 황 원장 두 양반이 오늘의 회식 자리를 더욱 따습고 흥겹게 만들어 줬다.
이제 자리를 2차 장소인 정담으로 옮겼다. 여주인과 특별한 관계(?)인 인준이가 사장과 포옹도 하고, 사장을 대신하여 피쳐도 채워서 테이블로 가져오는 둥 사장을 위한 서비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몇몇 손님들이 들어오다가 억센 부산 사투리로 가득 찬 홀을 보고서 황급히 나갔다.


오늘 또 다른 주인공은 재철이다. 그간 동기회를 위해서 물심양면으로 엄청난 기여를 하였지만, 약국 운영 때문에 매번 늦게 참석하여 끝물 음식만 먹고 2차를 가서도 다음날 근무를 위해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던 재철이가 오늘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옆에 있던 경수가 "재철이가 동기회에 와서 오늘 처음으로 편안하게 첫 음식부터 먹었던 날이다. 얼마나 기쁘겠노?" 라고 추렴을 넣자, 재철이가 다음에는 제일 먼저 와서 오는 동기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기쁨을 갖겠다고 했다.
시간이 10시가 다 되어 가는 데 집에 갈 생각을 안 한다. 마누라가 무섭지 않나 보다. 인준이야 집사람이 하늘나라에 있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나머지는 뭐꼬? 마누라가 자면 들어갈라꼬 하나보다!


아이고 모르겠다. 술도 한잔 안 하고 지금까지 있던 나는 더 이상 못 버티겠다. 난 지사제!(지금 사라지는 게 제일이다!) 먹고 간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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